의회외교

의회외교포럼
의원외교단체
의원외교활동
해외의회 포커스
국제회의

국제현안 분석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국제현안 분석 내용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국제현안분석 상세페이지
디지털세 국제논의 최근 동향과 산업적 시사점(2020.9.8)
번호 3 작성일자 2020-09-08 조회수 63
1. 들어가며

전 세계 규모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는 4차 산업혁명은 국가별.국가 간 부가가치 발생 양상의 급변을 초래했다. 그러나 기존 패러다임에 근거한 법.제도의 체계는 이 같은 산업.경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개별 국가의 국내 법.제도뿐 아니라 국가 간 관계 및 국제규범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고 있다. 이와 같은 괴리로 인한 문제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의 조세회피 발생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주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유형의 조세회피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맥락에서 디지털세(Digital Tax)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디지털세 관련 국제논의의 발생 배경과 관련 논의의 최근 동향 및 쟁점을 정리하고 산업 중심의 시각으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디지털세 국제논의 배경 및 동향

1) 논의배경

디지털세 관련 논의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디지털 기업의 조세회피에 대응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기존 법체계에서 법인세는 고정사업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그러나 디지털 기업의 경우 법인세 부과의 근거인 고정사업장의 존재는 더 이상 필수적인 생산 투입요소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디지털기업의 경우에는 실제로 창출한 부가가치의 일부만이 법인세 과세대상이 되어 ‘가치창출과 과세권 배분의 불일치’에 따른 조세회피가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주요 글로벌 디지털 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플랫폼의 경우 네트워크 효과에 따라 부가가치가 규모에 체증적으로 발생하므로 디지털 플랫폼 시장은 필연적으로 세계적 규모의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기 쉽다는 점이다. 독과점 시장구조에서 조세회피가 가능하면 시장소재지 국가 국민들의 소득이 글로벌 디지털 기업을 보유한 국가로 이전되는 결과가 야기되어 국가 간 양극화 심화가 가속되게 된다.

디지털세는 고정사업장 소재지와 상관없이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이 직접 매출을 얻는 영토 내에서 해당 국가가 이들의 매출액에 대해 일정 세율로 부과하는 조세이다. 따라서 디지털세는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의 조세회피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검토될 수 있다. 또한 국가 간 양극화 심화를 완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기도 한다. 시장국가의 부가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을 보유한 국가로 이전되는 것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 최근 동향

디지털세에 대한 국제적 논의는 OECD/G20 및 EU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의 국가 및 인도, 브라질 등 개도국도 세수확보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디지털서비스세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OECD는 ‘수익 이전을 통한 세원잠식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프로젝트(BEPS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디지털경제에서의 조세정책에 대하여 논의해 왔다. OECD는 2019년 10월, ‘통합접근법’을 제시하여 시장소재지에 과세권을 부여하고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OECD는 또한 2020년까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최종적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계획 하에 관련 연구 및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EU는 2017년 10월 디지털 시대에 맞는 효과적이고 공정한 조세시스템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논의했다. 그리고 디지털세가 도입되기까지 상당 기한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 기간 동안의 임시적 조치로서 디지털 서비스세(digital services tax) 도입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2018년 12월 EU 경제재정이사회(ECOFIN)일부 국가들의 반대로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 합의에 실패했다.

EU 차원의 합의가 지연되자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과 같이 최근 5년간 재정적자 상황이 지속되었던 유럽의 국가들은 개별적으로 디지털세를 도입하고자 하였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2019년 3월부터 글로벌 매출액( 7억5천만 유로 이상) 및 프랑스내 매출액(2천5백만 유로 이상) 기준에 부합하는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에 프랑스 내 연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였다. 그러나 과세 대상기업이 주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기업이므로 미국은 와인과 명품백과 같은 프랑스 제품 일부에 보복관세를 부과하였다. 이에 프랑스는 한발 물러서 2020년의 디지털서비스 과세를 유예하기로 하였다.

한편 지난 2020년 6월 2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브라질, 오스트리아, EU, 체코, 인도,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영국 등 10개국이 실시하거나 검토 중인 디지털세가 자국의 글로벌 디지털기업에 차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1974년 통상법(Trade Act) 」제301조 조사를 개시하였다. 동 법률은 무역협정 권리 보호 및 미국 수출에 대한 타국의 불공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법으로서 이를 위반한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 및 수입 제한의 조치가 가능하다. 최근 프랑스에 대한 무역제재 역시 이 법률을 근거로 한 것이다.

지난 6월 17일에 미국은 OECD 디지털세 협상에 불참하기로 결정했음을 밝혔으며 미국 외의 130여 개 참여국 간 견해 차이로 OECD 디지털세 협상의 연내 타결이 불확실하리라는 우려가 있다.

3. 디지털세 관련 쟁점

1) 이중과세 및 역차별의 문제

디지털 기업에 매출액에 기반하여 법인세를 과세하는 단기대책을 도입할 경우 WTO 비차별원칙에 따라 내외국법인에 대해 차별없이 적용해야 하므로 내국법인의 경우 법인세에 더하여 중복과세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매출규모가 큰 디지털 기업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중복 과세 우려가 적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네이버나 카카오 등 매출규모가 큰 디지털 기업을 보유한 나라의 경우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 시 이들 기업에게는 법인세와 더불어 이중과세를 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다.

디지털세 도입은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2019년 국내 앱 시장에서 국내 전체 앱스토어 매출액 9조 4,574억 원 중 87.8%를 구글과 애플이 가져갔지만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디지털세 도입 시 앱 시장에서 외국기업과 국내기업의 납세액 차이가 완화될 수 있다.

2) 과세대상 확정 및 통상마찰의 문제

OECD 사무국은 과세 대상 범위를 디지털서비스사업 외에도 광범위한 소비자 대상 사업(consumer facing business)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제조업을 포함한 소비자대상사업을 영위하는 매출액 7억5천만 유로 이상의 글로벌 기업에 적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소비자 대상 사업 기업에 포함된다.

디지털세의 논의는 디지털 서비스 기업의 조세회피행위를 저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되었으므로 소비자 대상 사업까지 디지털 서비스세의 과세대상으로 확장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 및 ‘디지털 서비스세’라는 명칭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디지털 서비스세의 범위가 디지털 서비스 사업에 국한될 때는 과세 대상이 주로 미국계 글로벌 디지털 기업이지만 소비자 대상 사업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제조업 분야 비중이 높은 다수의 아시아 국가 기업들에도 과세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하는 현지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통상압박이 감소하여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국제적 합의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19년 3월 EU경제재정이사회(ECOFIN)에서 EU차원에서 디지털세 관련 단기대책 도입을 논의하였으나 아일랜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회원국들은 미국과의 통상마찰, 자국내 다국적IT기업 철수에 따른 세수감소 등을 우려하여 반대함에 따라 사실상 무산된 적이 있다.

3) 국가별 손익계산의 문제

세수의 국제적 배분은 대상 국가들의 자본수출국 또는 자본수입국 여부나 산업구조에 따라 국가별 재정수입의 손익계산의 결과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원천지 과세는 자국 영토 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므로 자본수입국인 신흥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재정확보에 유리한데 반해, 거주지과세는 자국 기업의 전 세계 소득에 과세하므로 다국적기업의 본사 소재지인 선진국의 재정확보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국가별로 4차 산업혁명 진행단계 및 산업구조가 상이한데 디지털세 도입시 글로벌디지털 대기업을 보유 여부 및 국내 디지털시장에서 국내 및 외국 기업의 분포에 따라 국가적 손익여부가 다르게 계산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4. 산업적 시사점

1) 소비자대상사업에 대한 과세 대응

소비자대상사업을 디지털 서비스세 범위에 포함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우리기업이 과세대상이 된다. 소비자대상사업을 과세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디지털서비스세 당초의 취지와 부합하지도 않다. 그리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기업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제조품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과 공조체제를 유지해 디지털 서비스세 과세대상에서 소비자대상사업이 제외되거나 세율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2) 자본수출국으로서의 전략 수립

우리나라는 2012년 이후 외국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보다 큰 자본수출국이므로 디지털세와 같은 원천지과세 유형의 과세 강화 추세는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과세대상산업의 범위를 고려하며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대상을 선정할 경우에는 손실규모를 다소 줄일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조세수입보다는 산업성장 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산업 분야의 시장 선점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선도국이 될 경우 단기적 정부 세출입 증가로 인한 손실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국제공조

4차 산업혁명은 국가 내 및 국가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양극화의 정도와 속도 역시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디지털세의 주요 과세대상인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디지털 대기업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형성하고 있고 이들의 세계 시장 지배력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네트워크가 한계체증적으로 부가가치를 생산한다는 산업 고유의 특성 때문만이 아니다. 소비자 데이터의 독점적인 축적과 이를 활용한 부가가치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인간 노동의 대체가 전 노동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노동수요 및 국민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하고 이는 시장규모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지속적인 범세계적 경제성장은 전 세계적 소득재분배를 통한 시장규모 유지 없이는 불가능하므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 디지털세 관련 국제 논의는 이러한 국가 간 공조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5. 나가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지털세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국제규범의 변화가 가시화된 형태로서 글로벌디지털 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국가 간 양극화 심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이후에 전세계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국제공조의 초석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국제적 논의가 전개되고 성숙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은경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국제관계 동향과 분석, 제65호, pp.3-6)
첨부파일
이전글, 다음글 목록
이전글 주독(駐獨) 미군 감축 논의의 주요내용과 쟁점(2020.9.1)
다음글 공공외교 자산으로서의 한류 현황과 국회의 대응과제(2020.9.15)
상단으로 이동